"삼한시대 소국 압독국 지배층, 야생조류·바다생선 즐겨 먹어"

김윤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3 15: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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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한양대 교수팀 연구 결과…사이언티픽 리포트 저널 게재

"피지배층, 지배층보다 엽조 섭취 비율 낮아…벼, 밀 섭취 비율은 높아"

▲ 지난 2017년 한빛문화재연구원 관계자가 발굴 작업을 진행한 경북 경산시 임당동, 조영동 고분군의 모습. 한빛문화재연구원은 1천500여년전 삼한시대 소국 압독국을 다스린 최고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열린의정뉴스 = 김윤영 기자] 경상북도 경산시 일대를 지배한 삼한시대 소국 압독국(押督國)의 지배층은 꿩, 고니와 같은 엽조(game bird)와 바다 생선을 즐겨 먹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최경철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교신저자)가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동위원소 분석법을 이용해 압독국 사람들의 식생활을 분석한 논문을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지난 19일 게재했다.

 

압독국은 2세기 초반 신라에 병합된 고대 소국으로 삼국사기에서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압독국에 관한 기록은 신라 진덕여왕(재위 647∼654) 시기 김유신이 압독 주독으로 임명됐다는 내용으로도 등장한다.

 

연구팀은 경산시 임당동, 조영동 고분군에서 출토돼 영남대 박물관이 보관 중인 인골, 동물 뼈 중 일부에서 콜라겐을 추출한 뒤 콜라겐으로 탄소, 질소 안정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탄소, 질소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고고과학에서 옛사람들의 식생활을 연구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 분석 기법의 하나다. 섭취하는 음식물에 따라 뼈, 치아 등 인체조직에 이를 추적할 수 있는 탄소, 질소 안정동위원소 데이터가 남는다.

 

연구팀은 압독국 사람들의 계층별 식생활 패턴을 더 세밀하게 추정하고자 탄소, 질소 안정동위원소 데이터를 통계 분석 모델인 'MixSIAR'를 사용해 분석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그 결과 압독국 사람들은 엽조(33%), 바다 생선(16%), 사슴과 멧돼지 등 육상초식동물(20%) 이외에도 벼, 밀과 같은 C₃식물(24%)과 조, 기장 등 C₄식물(7%)도 비교적 고르게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군별 섭취 비율은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지배층은 엽조 섭취 비율이 44%에 달했고 바다생선 섭취 비율도 19%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피지배층의 엽조 섭취 비율은 28%로 지배층보다 낮았고 상대적으로 C₃식물(26%), 육상초식동물(24%) 섭취 비율이 높았다.

 

최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임당 고분 출토 과정에서 다량의 꿩 뼈가 출토됐기 때문에 압독국 사람들이 야생 조류를 즐겨 먹었다고 추정했으나 실제 이를 섭취했는지, 단순 의례 용품이었는지 과학적으로 분석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군별 섭취량은 매장된 주체(지배층)의 경우 10년, 20년 정도는 먹어야 나올 수 있는 데이터"라며 "엽조나 바다 생선이 압독국 최고 지배층의 권력과 위신을 상징하는 일종의 기호품이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역사서는 주로 정치, 경제 중심 기술이라 당시 사람들의 '생업 경제'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압독국이 신분제가 뚜렷한 사회였다는 사실을 당시 사람들의 음식물 섭취 패턴을 통해 파악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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