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닮은꼴' 왜곡 우려…"강제동원 당연히 기재해야"

김태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11-23 15: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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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제외 논란…"조선인·일본인 같은 대우" 편향된 인식

▲ 군함도 역사 왜곡 (CG) [연합뉴스TV 제공]

[열린의정뉴스 = 김태훈 기자]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도 광산이 일본 후보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추천될지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의 세계 유산 등재 전후에 벌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외교 당국이나 한일 시민사회가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2년 12월 자민당 재집권 후 일본 정부가 전쟁 중 가해 행위를 감추는 방향으로 역사 교과서 수정을 유도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나 징용에 관한 책임 회피 전략으로 일관하는 등 역사 왜곡을 조장한 점에 비춰보면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이런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니가타현과 사도시가 만든 추천서 요약본을 보면 대상 기간이 애초에 19세기 중반까지로 한정돼 일제 강점기의 역사가 제대로 기재됐을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일본 정부가 군함도 등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할 때 조선인 강제 동원 문제를 피하기라도 하듯 대상 기간을 1850∼1910년으로 한정해 꼼수라는 지적을 받은 것을 연상시킨다.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때 조선인 강제 노역 문제를 두고 논쟁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사도시가 2017년 내놓은 답변에서도 편향된 역사 인식이 엿보인다.

 

당시 사도시는 "(태평양 전쟁 중) 모집에 의해 많은 조선인 노동자가 섬(사도시마)에 와서 일본인 노동자와 함께 큰 역할을 맡은 것은 사실"이라며 "일본인 노동자와 같은 대우로 일한 것이 파악됐다. 세계유산등록 추천서 안에는 이런 사실도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조선인 동원 방식에 관해서 역사를 잘 모르면 강제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모집'만 거론한 점이 일단 눈에 띈다.

 

히로세 데이조(廣瀨貞三) 일본 후쿠오카(福岡)대 명예교수 등의 연구에 의하면 조선인 노동자는 모집, 알선, 징용 등의 형태로 동원됐다.

 

물론 모집이라도 일단 동원되면 중간에 그만두기 어렵고 노역 환경 자체가 강압적이고 가혹해서 강제 노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역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울러 일본인 노동자와 달리 사도 광산에 동원된 조선인 대부분은 위험성이 큰 갱내 작업에 종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같은 대우'라고 표현한 점도 가해의 역사에 물타기 하는 답변으로 볼 수 있다.

 

나카타 미쓰노부(中田光信)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전쟁 중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중국인, 조선인, 혹은 연합국 포로까지 투입해 전쟁 수행을 꾀한 것"이 일본 근대 산업 시설의 역사이며, 만약 일본이 사도 광산을 추천하는 경우 어두운 역사를 "당연히 기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군함도를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경우 문화청이 아닌 별도 정부 조직이 세계유산 등재를 주도하면서 역사 왜곡이 심각해졌으나 사도 광산은 니가타현과 문화청이 중심으로 추진하므로 군함도처럼 "엉망으로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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